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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쥬니와 하이미네 ^ ^

드라마 한편이... 본문

이자기 방/하고픈이야기

드라마 한편이...

Bach81 2019. 1. 27. 01:44



sky 캐슬

하준이가 태어나고 생후 8개월에 디즈니 만화를 시청했는데 어린 하주니가 꼼짝도 안하고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길래 그 길로 티비 시청을 주말에만 보기로 제한했다. 아니면 하주니가 외출해 있을때만 필요한 프로만 시청을 하고 있다.
한동안 거의 티비 시청을 안하다가 하이미가 태어나고 일주일 한 두편의 드라마를 한번 보겠다 마음 먹은 건 찾아서 보고 있다. 그게 그나마 나의 육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것 같다.
정글의 법칙과 드라마 한 두편... 아무 생각 없이...

근데 요즘 챙겨보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날 울리네ㅠㅠ
드라마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
처음엔 말로만 듣던 상류층 입시생활을 신기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볼수록 그 안에서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밌어서 보고 있는데...

얼마전 하주니가 식사시간에...
하준 "엄마 이런 말 하면 싫어하는거 아는데..."
나 "뭔데 해봐. 괜찮아"
하준 "있잖아. 엄마 요즘 왜 나 보고 안 웃어??"
나 "..."
박자기 "하준아 그건 엄마가 하이미 보느라 조금 힘이 들어서 그런거야. "
나 "엄마 안 웃지 않아. 단지 요즘 하준이가 웃는 엄마 얼굴보다 혼내는 엄마 얼굴을 자주 봐서 그런거 아닐까? 하준이 엄마한테 요즘 많이 혼나잖아. 엄마 절대 안 웃고 그렇지않아."
박자기 "엄마가 하이미 보느라 전처럼 하준이를 온전히 돌봐주지 못해 아빠는 하준이 보고 엄마는 하이미 보고 반반 나눠서 보는거야."
하준 "아! 그렇게 반반 보는거구나! 그럼 난 아빠랑 자주 노는거네ㅋㅋㅋ"
우리 착한 초딩 하준이는 금세 풀러서 웃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말이 맘에 박혀버리고 뜨끔했다.
7년전 하준이가 태어나고 하준이가 백일이 채 되지 않았을때 집에 뜻하지 않은 손님이 와서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고 그때 들은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한테는 잘 웃어주면서 자기를 보고는 안 웃어준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래도 하준이한테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텐데...
생각해보니 하이미가 태어나고 하준이한테 자유라는 미명하에 신경을 못 써줄때가 많았다.
내 몸이 힘들어서...
아직 잡아줘야하는게 많은데 아직 돌봐줘야하는게 많은데...
하준이도 동생 생긴지 반년 밖에 안 됐는데 너무 갑자기 엄마의 사랑이 줄었다고 느끼는 걸 웃어주지 않는다고 표현을 한것이라는 것을 드라마를 보며 알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얼마나 미안하고 미안하던지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전에는 옆에서 엄마가 늘 같이 척척 해주던 것을 혼자 하려니 절제심도 인내심도 형성이 안되고...
그런데 엄마는 옆에서 잔소리만하고 인상을 써댔으니 얼마나 마음이 힘들고 눈치가 보였을까...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꼭 안아주면서 사과해야겠다.
그리고 최근에 무엇 때문에 가장 많이 잔소리하고 부딪혔는지 생각해보고 함께 좋은 습관이 형성되도록 도와줘야지.

하준이는 하고 싶은게 참 많다.
나 역시 해주고 싶은게 참 많다.
근데 다 해주지 못하고 있다. 해주지 못했었다.
전에는 돈이 없어서 못해줬지만 이젠 시간 또한 없다. 그리고 환경도 안 좋다.
산에서 뛰어놀고 싶어하고 공놀이도 하고 싶어하고 수영도 하고 싶어하고 바다 낚시도 하고 싶어하고 갯벌도 가고 싶어하고 자기 방도 갖고 싶어하는데 당장 해줄 수가 없다.
미세먼지와 하이미 때문에 외출도 쉽지 않고 금전것인 것도 그렇고...
이번해에는 수영 꼭 하게 해주고 싶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빠른 시일내에 하준이 방도 만들어주고 싶고...
독일도 데려가고 싶다.
가게 되면 한 3개월 푹 있다가 오고 싶다.
독일에 한달 정도 있고 가는 김에 핀란드 가서 오로라도 보고 크로아티아 가서 바다 수영도 하고 이탈리아랑 스페인이랑 프랑스 가서 콜로세움이랑 가우디성당이랑 애펠탑도 보여주고 싶고... 실제로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뉴질랜드도 데려가고 싶다.
건강도 회복하고 연수도 해서 아빠가 함께하지 못해도 여행도 가고 고궁이랑 박물관이랑 뮤지컬이랑 영화랑 음악회도 가고 싶다.
저리 착하고 지혜로운 아이를 갇히게 답답하게 키우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맘이 아프다.
혁신학교를 다녀 다른 학교 학제도 배워야한다며 패드도 시키는데 너무 주입식으로 힘들어하는데도 조급해서 시키고...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잘 할텐데...

엄마가 많이 미안해.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해.
청은아 또 한번 더 크자!! 지혜롭고 건강한 엄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