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하쥬니와 하이미네 ^ ^

봄 본문

이자기 방/하고픈이야기

Bach81 2015. 4. 24. 05:40



독일에서 봄이 되면 늘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이번해에는 하는 것 없이 너무 피곤해서 힘들다라는 말 밖에 안나온다.

하준이가 쿨 하게 잘 가던 유치원을 다시 아침마다 울며겨자 먹기로 겨우겨우 간다.
이젠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이 익숙해 졌지만 아직 유치원은 익숙하지 않은것 같다.
지난주와 이번주 아빠 없이 등원을 하는데 가는 내내 엄마! 아빠?
아빠를 수십번 말을 하고 내 품에서 떨어지기 싫어 선생님에게 겨우겨우 안겨 떨어지고 유치원에 데리러 가면 늘 어두운 얼굴로 날 맞이했다.
선생님이 안고 가면 싫고 무섭단다.
친구들과도 재미없고 유치원이 심심하단다.
얼마 전엔 엄마를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안와서 선생님 찾으러 갔는데 선생님이 없어서 다시 의자에 앉아 엄마를 기다렸다고....
오늘도 엄마 오는지 창문으로 보는데 엄마 안와서 밖에서 놀고 있는데 엄마 아빠가 왔다고....
이제 말도 안 통하고 선생님과 친구들도 하준이가 익숙해서 전처럼 잘 돌보아 주지는 않는거 같다.
매일매일 가슴이 찢어지는거 같다. 미안하고 안스럽고 미안하고....
하준이는 아직 유치원이 익숙하지 않은것 같다.
이번주 화요일 감기에 걸려 콧물에 기침하느라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하루 쉬었는데 오전에는 청소하는거 다 도와주고 쓰레기 버리고 이불 터는 것도 다 도와주고 점심 먹기 전에는 엄마가 하는 요리는 다 맛있다는 말로 날 감동 시키고 오후에는 장보러 갔다 오는 것도 도와주고 하루종일 얼마나 이쁘게 날 행복하게 해주던지.
다음날 유치원 보내기 싫었다ㅠㅠ
이 얼마만에 아들과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인지...
하지만 겪어야 할 과정이기에 매일매일 속으로 울면서 유치원을 데려다 준다.

봄철 환절기라 몸이 이런건지. 아니면 내 몸이 더 약해진건지. 아니면 나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있는건지. 아니면 이젠 이 땅을 떠나야하는건지.

주님 하준이 유치원 1년만이라도 다닐 수 있게 시간을 주세요.
그리고 나의 마음의 조급함으로 박자기를 힘들게 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하준이처럼 몸과 마음이 튼튼한 동생 생기에 해주세요.

말씀 읽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자리에 듭니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멘.

'이자기 방 > 하고픈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나기 싫다  (0) 2015.08.13
사랑하는 할아버지  (0) 2015.07.06
봄나물  (0) 2015.04.11
누군가를 떠나 보낸다는건...  (0) 201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