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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쥬니와 하이미네 ^ ^

나에게 음식이란... 요리란... 본문

이자기 방/하고픈이야기

나에게 음식이란... 요리란...

Bach81 2010. 9. 10. 00:45

어제 한국에 두 어머니께서 부탁 드렸던 식재료를 보내주셨다.
동생이 가져오기로 했는데 짐이 많아서 엄마께서 따로 보내주셨는데
이것이 세관으로 가는 바람에 조금 늦게 받았다.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일 없이 받아왔다.

반찬과 말린 온전한 국내산 표고버섯, 다시마, 김, 삼계탕에 넣는 약재, 미숫가루, 마른 호박 등등...
어제 저녁은 한국에서 옷 반찬과 독일이모가 주신 고등어에 신김치를 넣어 조림을 해서 먹었는데
머리가 띵 할정도로 맛이 있었다.
완전 맛있어를 연발하며ㅋㅋㅋ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맛있는 음식 많이 해서 남편이랑 동생 건강 책임지겠습니다.^^

벌써 이곳에 산지 7년이 지났다.
어학원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번 50유로를 들고 나가 어깨에 피멍이 들게 장을 봐와서
한국에서 할머니와 엄마께서 해주시던 음식의 맛을 찾는 것이
일주일동안의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였다.
그러면서 시작한 요리.

몇년동안은 맛김치를 담가 먹었는데 언젠가부터 포기 김치의 깊은 맛을 느끼고 싶어 시도했지만
첫 포기 김치는 대 실패!!!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때마다 한국처럼 나가서 먹을수가 없어서 집에서 대충이라도 재현하는게
취미 아닌 취미가 되었다.

2005년 손목의 통증때문에 잠시 요리를 멈췄다가
2007년 결혼을 하고 나의 본격적이 요리가 시작되었다.
이제는 김치를 담글땐 무조건 포기김치.

동생이 독일에 오면서 메뉴들이 더 늘어갔다.
처음 엄마 품을 떠나 살면서 먹고 싶은거 못 먹어서 힘들었던 나의 모습이 지나가면서
다른건 해줄 수 있는건 없지만 먹고 싶은거라도 해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비슷하게 해주자라는 생각에 메뉴들이 늘어간다.

이곳에서는 이상한 밥상풍경이 있다.
식사를 하면서 한국에서 먹었던 더 맛있는 음식 얘기를 한다.
식사 시작과 동시에 마칠때까지
그렇다고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입으로는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도 결국엔 그보다 더 맛있었던 한국의 음식을 얘기를 한다.
그래야 배가 부른지...

정말 몸이 아파도 설거지 하고 음식을 할 때는 어디서 힘이 나는지
아픈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이것저것 만든다.
내 입에 맛이 없으면 맛 없는 음식 그래서 더 열심히 만든다.

왠지 가족들이 아푸면 내가 잘 못 해줘서 아픈가 싶어서 더욱 열심히 이것저것 찾아서 만든다.
이젠 어느 도시를 가도 식재료 참 잘 찾는다. 그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이제 나에겐 음식은 요리는 생명이자 스트레스 해소이자 나의 사랑의 표현이 되었다.
요즘은 정신이 하도 없어서 집에 누군가를 초대를 못하지만
나의 요리가 나의 입만을 즐겁게 하는 요리가 아닌
마음이 아픈 사람, 몸이 아픈 이들에게 따스한 밥 한끼가 되길
그리고 그들의 삶의 작은 에너지가 되길 더욱 더 노력해야지^^

한식, 양식, 베이킹...
떡에 아직 도전을 못했는데 이사가면 도전해야지!!! ~

조금 더 저렴하게 하지만 풍성하고 맛있는 밥상이 되길 늘 고민하고 도전하는 나!!!
요리사나 할걸 그랬나????ㅋㅋㅋ
근데 왜 칼질은 늘지 않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