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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반만에... 본문

이자기 방/하고픈이야기

한달 반만에...

Bach81 2010. 12. 1. 19:37

인터넷을 못하는 한달 반 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가장 큰 일이였던 이사.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집에 지하실로 내려가지 못한 빈 박스가 마구 쌓여있긴 하지만 생활은 그런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사와서 가장 답답했던건 처음 사용 해 보는 보일러로 인해 참으로 혼란스러웠다.
아직 가스비가 얼마 나올지 모르지만 전기세가 오른다는 편지를 받고
가스를 더 쓰도록 해야겠다 생각 했는데 결정적으로 보일러가 내 맘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평일엔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만 나오고 주말에 안오지 않았다.
일단 이사오자마자 구입한 전기 하이쭝으로 버텨보려했지만 귀찮기도 하고 시끄러워서 어떻게 해야하나...
집 주인이 이사 온 집에 이상이 생기면 와서 봐주셔서 두번이나 오셨는데
보일러에 타이머로 시간 설정을 해놓은거 같은데 타이머가 없는거 같단다;;;
그리고 보일러에 적당량의 물이 들어 가 있어야 하는데 물이 다 떨어진 상태로 사용을 해서
이사오고 일주일간 보일러가 작동을 안해서 매일 아침저녁 Wasserkocher로 물을 데웠다.
추운것도 추운거지만 아 이렇게 답답할수가....
그렇게 한달정도를 보내고 지난 토요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해서 집의 온도가 14도 13도로
급히 떨어지기 시작 너무 추워서 죽을거 같았다.
근데 시내에서 볼 일을 본 후 저녁을 하기 전 아무 생각없이 이사 오기전부터 주방에 있던 시계을 눌러보는데
보일러가 작동한다!!!!!
주님이 나에게 주신 아주 쓸모 있는 능력 중에 처음 본 기계도 잘 사용한다!!!!!!
그 시계가 우리집 보일러에 무선 리모컨이였다.
오빠와 난 부둥켜 안고 마구 소리를 질렀다.
저녁 9시마다 보일러가 꺼지는 바람에 늦게까지 연습을 하는 박자기는 늘 손이 시려웠는데
드디어 내가 찾아냈다. ㅋㅋㅋㅋ
보일러는 새벽에 어쨌든 꺼진다.
하지만 이젠 내가 그 시간을 짧게 아니면 길게 조절을 할 수 있다.
이사와서 처음으로 참으로 따뜻한 주말 밤을 보내었다. ㅋㅋㅋ

그리고 거의 3주 넘도록 다시 허리가 아파서 박자기 없이는 무거운 것을 절대 못들고 있다.
집에 있으면 정말 하나도 안 아푸고 그런데 의자에 1시간 이상 앉아있거나 외출을 하고 오면은
허리가 아니 다리가 끊어질것처럼 아파온다.
그래서 지금 난 열심히 쉬고 있다 ;;;

어제 드디어 연결된 인터넷.
원래 10월 26일이 첫 인터넷 연결하는 날이였지만 기계를 늦게 받는 바람에 그날을 놓쳐서
또 다시 한달을 더 기다려 29일 드디어 Techniker가 왔는데 왔는데
띡 전화만 연결해주고 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왠지 이번에도 연결이 안될거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안된다 ;;;
다음날 30일이 되어도 안된다.
그래서 결국엔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까지는 기계 하나만 연결하면 됐었는데
이번엔 속도를 높여주는 기계를 하나 더 연결 해야한단다.
그래서 아저씨가 얘기 해주시는대로 차근차근 연결 번호 입력까지 했는데
또 안된다.
아저씨가 기다려보란다.
다시 가르쳐주신대로 하나하나 거의 한시간을 기다리고 따라하고 하니 드디어 연결이 되었다 !!!!!!
할렐루야ㅋㅋㅋ
사실 인터넷을 못한다고 해서 그리 답답한건 없었지만 한국에 갑자기 북한이 공격을 했다는 둥
그리고 인터넷 뱅킹도 해야하고 결정적으로 부모님과 통화를 하지 못해서 불편했었는데
드디어 연결됐다 ^^

장하다 이청은 ㅋㅋㅋ

그리고 뷔어쯔의 외국인청에서는 비자를 받을 시기가 되면 편지가 온다는 얘기를 듣고 알고 있었는데
이사온지 얼마 안되어서 외국인청에 방문하라는 편지를 받았다.
그래서 아침 일찍 갔는데 카셀보다 좋은건 학생 당담이 따로 있어서 그렇게 오래 안기다려도 되고
그렇게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였다.
그리고 사무실이 시청 안에 있는 분위기가 참 따뜻하다.
당담자와 상담 후 가족 비자로 신청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필요한 서류를 수첩에 적고 파란 종이에 나의 인적 사항을 적고 아직 내 서류가 카셀에서 도착하지 않았으니
2주 뒤에 모든 서류를 들고 다시 방문하라고 해서 없는 서류들을 다 만들고 사진도 찍고 해서
2주 뒤 다시 방문을 했다.
필요로 하다는 서류를 다 제출 후 한 당담자에 한 서류에 싸인을 하라고 내밀었다.
거기에 적힌 내용을 짧게 얘기해 보란다.
첫번째 집은 한개만 갖는다.
두번째 이혼을 할 경우 관청에 와서 신고를 한다.
세번째는 기억이 안나지만 여튼 가족비자를 받기 전 지켜야 할 내용에 싸인을 해야한다고 한다.
카셀보다 굉장히 구체적인거 같다.
비자 연장을 위해서는 소정의 서류를 작성을 해야한다.
그리고 비자 만기 3주 전에 관청에 방문하라는 편지를 받으면 적어도 만기 일주일 전에는 비자를 신청하러 와야한단다.
그리고 비자는 일주일간의 심사 후 받을 수 있다.
카셀에서는 그날 가서 취조 받듯이 그날 다 하는데 이곳을 신청하고 심사하고 비자를 받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문제가 있으면 전화로 질문을 한다.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덜 무서운거 같다ㅋㅋㅋ
그렇게해서 우리는 서류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12월 13일 가족비자를 받으러 다시 외국인청에 방문을 해야한다.

태어나서 처음한 이사이다.
정신도 없었다고 혼란스럽고 어리둥절 했지만
하나하나 풀어가고 엮어가고 조금씩 정착하면서 너무나 이쁜 뷔어쯔에 조금씩 적응중이다.
근데 바이에른식 사투리는 적응하기 힘든거 같다 ^^;;;

너무 너무 감사한 것은 좋은 선생님에 돈 많은 학교에 ㅋㅋㅋ
박자기 전공 선생님이 내년에 바뀐다.
선생님 채용시험을 공개시험으로 진행을 했고 지휘과 학생들 모두가 직접 참여했다.
정말 유명하고 쟁쟁한 선생님들께 일주일 동안 박자기는 마스터쿠어스 버금가는 수업을 들었다.
확실한 것은 지금 선생님도 좋으시지만 더 젊고 좋은 선생님께서 오실 것이고 더 좋은 조건에서 공부를 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독일에서 교회음악, 작곡, 지휘는 만능이여야 하고 아무나 도전 할 수 없는 분야라는 걸 이곳에 와서 알았다.
지금까지의 공부는 지휘를 공부하기 위한 학생에겐 정말 좁은 공부였음을 뼈저리가 느끼며 하루하루 바뿌게 살아가는 우리 박자기.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빡빡하게 짜여진 수업들과 연습들이지만 다행히 지치지 않고 잘 견뎌주고 있다.
첫 한달은 너무나 힘들어 하는 모습에 이 길이 아닌가 한국을 갈까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는데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에 주님께서 또 주신 달란트가 있나보자라고 위로하고 있다^^;;;
근데 바뿌고 잠도 모자른데 건강이 휠씬 좋아지고 있다.
극장의 지휘자를 아니 반주자 자리라도 할거라고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학교 시스템이 극장 지휘자 육성에 맞춰져 있다.
연습 할 시간 없이 잠 잘 시간도 모자르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생기게 해주는 곳이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너무나 학생에게 애정이 많고... 옆구리에 끼고 가르쳐주신단다.ㅋㅋㅋ

나 역시 너무나 행복하게 주님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의 반년에서 일년 사이에 일어날 일들은 이곳에서 한달반만에 다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이사와서 매일 매일 느끼고 있다.
이제서야 정상적인 삶을 보통을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하루 살 에너지만 주시더라도 그 에너지 덕분에 나는 하루를 더 감사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또 감사하다.
좋은 집, 좋은 학교, 좋은 선생님, 좋은 이웃, 좋은 공동체, 좋은 도시에서 지낼 시간들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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