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기 방/하고픈이야기
두번째 과정 집 구하기
Bach81
2010. 9. 10. 01:45
사실 집 구하기는 시험이 합격한 6월부터 시작되었다.
카셀이 워낙 집세도 싸고 물가도 저렴하여서 유학생이 살기엔 딱인 곳인데
우리가 이사가는 주는 Bayern주 독일에서 가장 돈이 많은 주다.
그만큼 물가도 비싸고 집세도 쎄다.
카셀의 적게는 두배 많게는 세배..네배
그래서 학생들에게 가장 좋고 저렴한 학교 기숙사는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
다행히 뷔어쯔부르크에 카셀에서부터 가까이 지낸 언니랑 동생 자매가 있어서
집도 쉽게 구하고 당분간 지낼 수 있는 집도 구해놓고 7월, 8월 행복하게 보냈다.
하지만 큰일은 한꺼번에 터진다고
8월 마지막주 갑자기 오빠의 중간시험이 시험 일주일전에 통보가 되고
두달간 임시로 머물 집도 갑자기 취소가 되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오랜만에 편안하게 방학을 보냈는데...
그래서 임시 머물 집을 찾아봤지만 없다;;;
그래서 드는 생각 임시집 찾는 에너지에 이사도 두번 해야하는데
그냥 10월부터 살 집을 구해서 한번에 이사하는게 좋을거 같은...
그때부터 정신없이 Kuendigung 내고 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 동안 갈 집들을 아니지만 얼마나 없나 짬짬히 봤었는데 다들 가스에 마땅한 집이 없었다.
첫번째 복비 없는 집, 두번째는 가스 아닌 집, 세번째는 주방 있는 집, 네번째는 10월에 이사 갈 수 있는 집
다섯번째, 여섯번째... 고르다 보니 집이 없다.
일단 복비 없는 집은 열에 하나 나오나?
그리고 가스는 열 집에 여덟집은 가스, 복비가 없으면 주방이 있고 복비가 있으면 주방이 없고...
이래저래 밤새 계산하고 따지고...
답답한 마음에 엄마께 전화 드리면 원래 한국에서도 내 마음에 드는 집 찾기는 정말 힘들다고...
적당히 타협하고 줄이고 살면 된다고 하시는 말씀에 하나하나 욕심을 줄여서 나타난 집들...
지난 주 토요일 급하게 Bahnkarte를 사서 약속을 잡고 뷔어쯔부르크로 갔다.
기차에서 내리면서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우리가 들어 갈 집은 이렇게 없는거지;;;
학생이 살기 좋은 집은 일단 무조건 저렴해야한다.
그런 집을 찾기가 힘들다. 하면서 11시에 약속한 집으로 향했다.
중앙역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Schiestlstrasse 1/2번지...ㅋㅋㅋ
번지수가 1/2번지다. 헤리포터에 나오는 기차역도 아니고ㅋㅋㅋ
11시가 되니 집에서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 할아버지? 관리인께서 한 젊은 부부와 함께 나오셨다.
악수를 하고 집을 보러 들어갔는데 나무 계단에 깨끗한 밝은 집이였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서 거실로 갔는데 바닥에는 나무가 깔려있고 아주 밝은 집이였다.
깨끗하게 수리도 마친 상태였고 주방에도 작게나마 싱크대와 Herde가 있고 냉장고도 있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하던 난방 방식.
Gas였다. 가스....라....
우리는 가스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이거 난방비 많이 나오는데 그랬더니 아니라신다.
아주 친절하신 분이셨고 집이 밝고 따뜻해서 좋았다.
우리가 결정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관리인께서 집이 마음에 들면 너희가 멀리서 오는거니까
임시 계약서를 쓰자고 그리고 정식 계약서를 만들어서 보낼때까지 맘에 들면 들어오는 거고 아니면 말고...
그동안 관리인께서는 집 보러 오는 사람들을 안받겠다고...
임시 계약서를 쓰고 집을 다시 둘러보고 시내에서 식사를 하면서
이왕 가스 집을 봤으니 그러면 집에 가서 다른 가스집인데 조건이 더 좋은 집을 찾아보자고 하고서 카셀로 돌아왔다.
원래 4개의 집을 더 보려 했는데 처음 집보다 조건도 않 좋은데 가격에서 별 차이가 없어서 더 좋은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오늘까지 일어나서 잠 들때까지 집을 보고 있는데 없다;;;
막상 밝은 집을 보고 오니 어두운 집은 싫고 주방이 있는 집을 보고 오니 주방이 없으면 안되고
이중창인 집을 보고 오니 나무 창문인 집은 안되고...
오늘 드디어 정식 계약서가 집으로 왔다.
꼼꼼히 다 읽어보고 따져봤다.
한국에서는 복덕방을 잘못 만나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복덕방 주인이자 관리인 할아버지도 너무 좋으시고 매일 일하신다고 계약서에 나와있다.
지금 사는 건물은 관리인 일주일에 두번, 2시간씩 일한다;;;
일도 빨리 빨리 해주시고 뷔어쯔에 사시고 빈 집이여서 열쇠도 미리 받을 수 있단다.
아버님께서 많이 힘드신데 우리 결정에 승락해 주셨다.
집을 결정 못하면 한국을 가야하나 걱정도 하고 집이 없어 너무 답답하고 슬펐는데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해주셨다.
뭐라고 감사해야할지...
못난 며느리 해드리는 것 없이 돈 걱정만 시켜드리고...
21일 학교 등록하러 가면서 한번 더 집을 둘러보고 열쇠도 받아 오려고 한다.
참 감사하게도 늘 좋은 것으로 채워주신다.
집 문제가 엉켰을때 더 좋은 보금자리 주시려고 그러시나보다 하면서
인간의 무지로 답답해 하고 힘들어 했다.
이렇게 잘 될걸 알면서도... 죄송해요 주님.
이제 계약을 하고 집을 다시 보고 이사를 해야한다.
이렇게 큰 복, 사랑 받아도 되는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다 갚아야 하나...
나이가 하나하나 들수록 나중에 과연 다 갚아 드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아마도 주님을 몰랐다면 세상에 되는 일 하나도 없다라고 불평 불만 투성이의 삶을 살겠지만
주실 줄 믿는 믿음에 주님의 보호 하심이 날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게 해준다.
이곳에서 주어진 삶 열심히 잘 마무리해서 한국 갈 수 있게
결코 헛된 시간이 되지 않게 더욱 더 기도하면서 살아가야지.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
독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