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81 2010. 5. 20. 05:37


내가 한국에서 있을때 과연 나는 어떤 인간이였는가 생각을 해보면 지극히 수동적인 인간이였다.
학교, 학원, 집...
초중고 그리고 대학...
그리고 유학...
정말 조용하게 학교 다니고 그림 그리고 졸업을 한것 같다.
엄마가 그러신다 너는 엄마의 레이더 망에 항상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살았는지... 조금은 더 활동적으로 살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다행히 대학을 다니면서 조금은 활발한 나를 찾긴 했지만 역시나 조용하게 살았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나 자신을 알기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뭘 그리 바뿌게 지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과연 내가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까...

이곳에선 사실 한국만큼 바쁠 일은 없다.
하지만 하루에 한가지 일만 해결을 해도 너무나 피곤하다.
일단 외국어를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그냥 알 수 없는 스트레스와 피로로 어깨가 무거워진다.
유학을 하면 왠지 풍요롭고 여유로운 자유로운 생활에 한국에 있는 이들은 부러운 눈을 본다.
하지만 아마 막상 유학을 해보면 그런 말은 쏙 들어갈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처한 상황 중에 제일 최악이라고 생각이 들때가 있었다.
유학 중에...
특히 돈이나 시험 그리고 사람 앞에서...
그리고 그럴때마다 다른이들과 나 자신과 비교를 하면서
나는 왜 없을까... 왜 이럴까... 왜 나한테 그럴까...
그러면서 점점 나 자신이 처참해진다.
혼자 해야하는 유학은 나의 자신의 자신감을 점점 빼앗아 갔다.
점점 없어지는 자신감에 한번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기분전환 할 돈도 없고 피해 갈 수도 없는 시험도 있고 마음 맞는 만날 이도 없고...
그로 인해 나의 삶은 점점 메말라간다.
하지만 반대로 나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이 너무너무 많아진다.
다른이의 삶을 통해서도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결혼을 하고 나의 삶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삶에 만족은 했지만 행복하다는 감정을 잘 알지 못했던 전의 삶에 비하면 지금의 삶은 참 감사하다.
사실 특별히 없던 돈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시험이 사리진 것도 아니고 만나는 사람도 그리 많아진 것도 아니지만
가정이 생겼다는 마음이 안정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에는 마냥 허전하고 부족한 느낌들이 점점 채워지고 있는거 같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고만 불행하다고만 생각하고 지냈던, 나 자신을 힘들게 하던 것들이 하나하나 바뀌어 가고 있다.
사실 삶을 살면서 나를 괴롭히는 건 다른 것도 아닌 나 자신일 것이다.
이젠 나 혼자만 사는 것도 아니고 결코 그 최악의 생각이 나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항상 늦는 나에게 이제서야 이해가 되길 시작했다.
아직은 더 바뀌어야하고 더 커야겠지만 이런 나를 파악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게 참 다행인거 같다.

나중에 나의 아이가 생긴다면 지금의 나의 엄마가 하나하나 가르쳐 주듯이 
나도 하나하나 다 가르쳐주겠지만 특히나 세상은 넓다라는 걸 제일 많이 가르쳐주고 싶다.
대학을 통해 조금 열리고 유학을 통해 조금 더 열리고 그리고 결혼을 통해 활짝 열린 나의 노하우를
나의 아이에게는 조금은 더 빨리 더 많이 다 알려주고 싶다.
결코 책으로만 얻어지는 지식이 아닌 삶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인간 냄새가 나는 사람을 살도록 도와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