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기 방/하고픈이야기
주님 곁에서 편히 쉬세요
Bach81
2008. 12. 9. 07:49
오늘 저녁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동번 아저씨께서 돌아가셨다는 전화였다.
백혈병을 앓으시다가 돌아가셨다고...
분명 우리가 만났을때는 아주 건강하셨었는데...
어린 딸도 셋이나 있다고 하셨는데...
한국가면 다시 찾아뵜고 꼭 인사 드릴려고 했는데...
이번에 나연씨네 편으로 커피선물을 보내려고 했는데...
어 아저씨와의 인연은 2007년 2월 초 웨딩 플래너와 예비 신부로써 이메일로 만남이였다.
독일에서 결혼 준비를 위해 컨설팅을 찾는 중에 많은 웨딩컨설팅들이 있지만
교회 예식 전문에 까다롭기도 하고 작은 물음에도 항상 친절하고 성의 있는 답을 해주는 곳이었다.
우리가 독일에 있어서 질문은 거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한국에 계신 엄마와 직접 통화까지 해주시면서 많은 신경을 써주시고
4월 신촌의 창천교회의 정문에서 처음 어동번 아저씨를 직접 만나게 되었다.
보통 웨딩 플레너는 젊은 아가씨거나 여자분이 보통인데 그런 분을 열심히 찾았는데
어느 중년의 옆집 아저씨 같은 외모인 분이 우리를 맞아주셨다.
우리 예식의 컨셉과 뷔페를 보기 위해 아저씨께서 직접 플래너 하신 예식을 보러고 갔었다.
4월에 2주간의 웨딩 촬영과 드레스 피팅등 여러 스케줄로 우린 일주일에 3번 정도는 만났었다.
그리고 아저씨께서 우리집 뒷동네인 상암동에 사셔서 왠지 친근감이 들었다고 할까?
여자 못지 않은 꼼꼼함으로 4월에 대략적인 결혼 준비를 마치고
7월 우리는 다시 진짜 결혼을 하러 한국을 들어갔다.
전화와 문자로 꼼꼼히 스케줄 관리도 해주시고
완전히 더워서 움직이기에도 벅찬 날씨에도
외국에서 온 우리를 위해 대신 열심히 뛰어다녀주셨었다.
예식날은 정신이 없어서 만나지도 못하고 마지막 예식전 드레스 피팅 후 악수로 우린 인사를 대신했었다.
우린 너무 잘 해주셔서 혹시 결혼하는 커플이 있다면 고민도 안하고
바로 더 크리스천 웨딩을 추천을 한다.
그리고 내년 3월에 결혼하는 커플에게도 소개를 했고 그 곳에서 하기로 결정하고 얘기가 오고 가는 중이였다.
아직도 믿어지지는 않는다.
단 몇달간의 만남이였지만 일생 단 한번의 결혼식을 멎지게 해주셨던 분인데...
우리 말고도 많은 커플들의 결혼식도 멎지게 해주셨을거다.
플래너라는 직업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의 맺음을 멎지게 장식해 주는 이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 이쁜 일 많이 하다 가셨으니까 주님께서 기뻐하실거예요.
남은 가족도 잘 지낼거라고 기억하고 기도 할께요.
평생 잊지 못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