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60일: 첫 입원
지지난 수요일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 하이미.
금요일부터 40도에 가까운 열이 나면서 먹질 않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주일 새벽 해열제로는 열이 내려가지 않아서 순천향 소아응급센터에 가서 탈수와 저혈당으로 밤새 수액을 맞고 집에 왔는데 아침부터 머리와 귀 뒷쪽으로 열꽃이 나기 시작했다.
열꽃이 나면 곧 열이 내려가겠거니 하면서 하루를 보냈는데 월요일 아침 다시 열이 오르며 발진이 온 몸에 퍼지면서 하이미가 몸을 긁기 시작했다. 여전히 먹지는 않고...
외래는 화요일인데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될것 같아서 하준이를 등교시키고 다시 짐을 챙겨 응급실로 향했다.
발진과 고열이 있어서 홍역의심 환자로 격실병실에 격리가 되고 홍역검사와 피검사 엑스레이를 찍고 결과를 기다렸다.
오전 내내 기다리다 외래가 잡혀서 응급실에서 퇴원을 하고 한시간을 기다려 외래 진료를 받았다.
아직 의사선생님도 홍역환자를 직접 만난적이 없어서 가능성은 낮을것 같다고...
그리고 피검사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으니 항히스타민제를 가지고 집에 갔다가 금요일에 다시 외래를 오라고 하는 것이다.
주말에 그 난리를 쳤는데...
그래서 여전히 먹지를 않고 잠도 30분-1시간 간격으로 깨고 혹시나 또 열이 오르면 어떻게 하냐 하니 그제서야 그럼 컨디션 회복 할때까지 입원을 하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하이미의 입원 생활은 열이 내리고 하루면 끝날줄 알았다.
3시에 입원이라서 일단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짐을 챙겨서 2인실 병실로 갔다.
난 1, 2인실은 돈 많은 사람이 가는 줄 알았는데 소아과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이 1, 2인실에 가더라...
병원에서 여전히 도통 먹지도 않고 침대에 눕히면 검사하고 주사를 맞아서 인지 자지러지게 울어서 계속 안고 있으라고 하고 항히스타민제 때문에 품에 안겨 계속 잠을 잤다.
새벽 내내 옆 침대 아기가 신생아라서 2-3시간 간격으로 울며 일어나는 통에 하이미도 덩달이 울며 일어나서 밤새 깊이 못 자다가 아침이 되서야 깊이 잠이 들었다.
피 검사 결과 호중구(백혈구) 수치가 낮아서 지금 함께 있는 아기가 퇴원을 하면 이 병실은 격리 병실이 되어 같은 증상에 환자가 아닌 이상 하이미 혼자 병실을 쓰게 될거라 한다.
그리고 뭐든 먹게 되면 퇴원을 할거라 했다.
옆 침대 아기가 퇴원하고 나와 하이미는 정신없이 잠을 잤다.
저녁에 하준이 아빠도 오고 어머님 아버님께서 하준이도 데리고 병원에 와주셔서 하이미를 맡기고 뭐라도 먹을 수 있는 것을 사기 위해 이마트에 가서 하이미가 좋아하는 과일과 과자 퓨레 요플레 빵을 잔뜩 사서 병원에 왔다.
모두들 가고선 조금 먹는듯 하다 힘이 드는지 먹지 않고 링거도 막혀서 다시 만지고 잠이 들었다.
밤새 끙끙 앓으며 잠을 자는 모습에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다음날 수요일 아침 선생님께 물어보니 하이미가 지금 심한 몸살에 걸렸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말은 못하지만 많이 아픈거라고...
1인실 병실이 나오면 그곳으로 옮기는게 좋겠다고...
그렇게 오전에 내내 하이미는 먹지도 않고 잠을 잤다.
다행히 발진은 가라앉기 시작했다. 1인실로 옮기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번 먹더니 이것저것 먹겠다고 연신 주세요를 했다.
밥 빼고 다 잘먹었다.
오후 회진때 먹기 시작했다 하니 그럼 내일 퇴원을 하자고 하셨다.
백혈구 수치는 한번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익숙한 집에 가서 잘 먹고 잘 쉬면서 지내다보면 서서히 올라갈거라고 일주일 뒤 외래로 피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리고 다른 병에 감염될 확률이 높으니 당분간 외출을 삼가하는게 좋다고...
그날 하이미는 잠들때까지 이것저것 먹다가 잠이 들었다.
목요일 아침 오랜만에 웃으며 잠에서 깼다. 일어나자마자 주세요를 했다ㅋㅋㅋㅋ
과자 바나나 빵 물 등등을 먹으며 오전 회진때 처음으로 선생님께 웃었다ㅋㅋㅋ
집에 가는 줄 알고 웃는다며 웃으니 이렇게 이뿌다고^^
하이미 태어날때 1인실 쓰고 두번째 사용했는데 진작 1인실 해줬으면 허리가 덜 아팠을텐데...
한국 병원은 뜨거운 물도 화상 입을 정도로 콸콸 나오고 먹을게 팔아서 참 좋다. 물론 식사도 나와서 좋고.... 병실 옮기로 샤워도 하고 입맛이 없어서 불닭볶음면에 도전!!! 맛있었다^^
병원 밥은 세브란스 밥이 참 맛있다ㅋㅋ
성모병원도 먹을만 했는데 순천향은 밥이 별로 였다.
목요일 퇴원해서 집이 와 오후 내내 자고 일어나 저녁에 닭을 고아서 밥을 말아서 주니 그릇에 코를 박고 먹는거다.
거의 일주일을 밥을 안 먹었는데...
그리고 우유까지...
일주일동안 먹질 않았던 밥과 우유를 먹고 그날 밤 잘 잤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다시 밤에 안 자기 시작했다. 그래 낮잠을 늦게 자서 그럴거야.
9월 말 예방 접종 후 밤에 잠에서 한번 깨면 새벽 2시가 되서야 잠을 자고 낮잠도 덜 자고 움직임이 엄청 많아지더니 결국엔 아팠다.
15개월 시작을 병원에서 잘 보냈다.
퇴원 후 더 잘 웃고 잘 먹고 얼굴 표정이 많아졌다. 리엑션도 늘고^^
당분간 아프지 말자. 엄마 좀 쉬게ㅋㅋㅋ
잘 안 안겨있는데 이번에 정말 원없이 안고 있었어^^
무사히 잘 견뎌준 울 아가 고마워.
아직 회복 중이지만 잘 회복 될 것 같아.
더욱 건강하고 더욱 사랑스러워지자^^
울 하이미 엄마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