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이방/하준이의 일기
아빠 없이 보내는 일주일
Bach81
2013. 8. 26. 08:33
하준이는 22개월
이제 혼자서 계단이나 사다리를 올라 미끄럼틀도 탈 줄 알고 밥도 혼자 잘 먹고 물도 잘 마시고 노는 모습이 예전보다 자연스럽고 빠방도 자유자재로 탈 줄 알고
공갈젖꼭지도 3주전 구멍을 낸 공갈젖꼭지에서는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말에 하준이에게 이제는 공갈젖꼭지를 줄 수 없다고 긴 설명 후 별 후유증 없이 끊었다.
젖병으로 우유 먹는건 하준이가 젖병을 우유가 없는데도 오래 빨지 않는 이상 억지로 땔 필요가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하준이가 원할때까지 주기로 했다.
테리가 쉬야를 하러 갈때 자기가 먼저 쉬야하면서 화장실로 달려가 배변판을 내리고 쉬소리를 내며 유도해 내고 다 하고 나면 본인이 더 기분이 좋아 춤을 추고 웃으면서 어쩔줄을 모른다.
과자도 봉지째 들고 먹어서 편해졌고 매운 음식이 아닌 이상 아무거나 아주 잘 먹는다.
그런데 없던 행동이 생겼다.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내 옆에 딱 붙어서 고개를 돌리고 서 있는다.
오늘 2주만에 교회에 갔는데 그세 형이랑 누나가 낯설단다.
하지만 곧 적응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놀기는 했지만…
요즘 엄마껌딱지가 되었다.
아빠와 이모가 있는데도 내가 눈 앞에 없음 온 집 안을 엄마를 부르며 찾아다닌다.
그리고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아빠에게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까는 혼자 레고 놀이는 하다가 방문을 보며 빠빠하면서 아빠를 부르더니 이리와 이리와이리와하며 손짓을 하며 아빠를 찾았다.
아빠가 콩쿨에 참가하기 위해 루마니아로 떠났다.
작년엔 열흘간 핀란드로 떠나서 열흘간 단 둘이 있었는데 이번엔 다행히 일주일…
지난주 일기예보에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오늘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까지만 오고 해가 뜬단다.
아빠가 없어 에너지를 감당해주지 못할거 같아서 놀이터라도 열심히 데리고 나가야지.
목요일엔 슬기이모와 무열삼촌이 놀러와 놀아준다고 했다.
아빠는 어제 오후 8년을 기다린 처음 동영상이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을 치루기 위해 루마니아로 떠났다.
많은 부담감과 하준이까지 보느라 시간도 부족했을거고 빡빡한 준비시간으로 많이 힘들었을텐데 다행히 즐겁게 별 탈없이 잘 준비해준게 정말 고맙다.
모든게 부족한 유학생이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부자로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와 난 주님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기도만이 나오는 이 시간…
그래도 부족한 가운데서도 기회를 주시고 허락해 주심이 너무 감사한 이 시간…
나의 모든 근심 걱정 불안 초조 욕심들 다 버리고 온전히 주님께 매달려 지휘하다가 왔으면 좋겠다.
준비하는 동안은 많은 곡들 한꺼번에 외워야해서 예민하고 욕심나고 걱정이 많았겠지만 무대에 서서는 모든 것 다 잊고 그저 오케스트라와 하나가 되어 즐기다 왔으면 좋겠다.
행여나 직장이 없어 한국을 가더라도 이 시간들이 정말 귀한 열매로 맺혀 질 수 있도록…
후회 없도록…
지금은 무엇보다 많은 오케스트라와 연습을 하고 연주를 하는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이 귀한 기회를 한번에 날려보내지 않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내일은 비가 오늘처럼 하루종일 온다고 해서 놀이터는 못 가고 밀가루반죽 놀이를 해 볼까한다.
지난주엔 심하게 칭얼대고 힘들어하고 그랬는데 다행히 주말부터 많이 온순해졌다ㅋㅋ
즐겁고 건강한 하루가 되길 소원하며…
아빠 화이팅!!!
보고싶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