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이가 태어나고....
하준이가 태어나고 가장 미안한 것이 하나 있다.
원해서는 아니였지만 모유를 충분히 주지 못한게 너무 미안하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이 어찌나 부러운지......
그래서 몸이 너무 아파서 부서지지 않는 한 많이 안아주고 보듬어주려고 노력한다.
얼마전 청소기가 없어서 하준이를 침대에서 놀게 하고 옆에서 엎드려 바닥청소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너무나 아파서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안아 달라고 하면 안고서 집안일을 했다.
남들은 길면 3년까지 품에 품고 젖을 준다는데 나는 딱 두달 밖에 주지 못했다.
내 몸이 없어질거 같아서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나니 분유를 먹은 아이들이 어떻네 하는 글을 볼때마다 하준이한테 너무 미안하다.
한국에서 거금을 들여 힘들게 공수해서 먹인다는 Aptamil을 다행히 독일에 사니 편히 먹이고는 있다지만
미안한 마음은 우유를 줄때마다 든다.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내 생각만 한거 같아서 더 미안하다.
몸이 조금 회복 되었을때 다시 시도를 해서라도 먹일걸 그랬나 싶기도하고,
혹시나 분유를 먹어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분유를 먹은 아이는 빠는 욕구가 충족이 되지 않아서 공갈젖꼭지로 꼭 그 욕구를 채워줘야한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하준이는 이제 공갈젖꼭지가 없으면 잠을 안잔다.
그리고 혹시나 면역력도 약할까 싶어서 최대한 많이 안아주고 보듬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저번에 감기 걸렸을때 힘이 들어도 아빠와 함께 3일을 계속 품에 안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유식을 만들때도 최대한 신경써서 만드려고 한다.
체조를 하고 잠자리에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또 너무 미안해져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미안해 하준아. 이 마음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거 같구나.
그 대신 엄마가 사랑은 넘치게 줄께.
엄마가 하준이를 위해 육체며 정신 또한 건강 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