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기 방/서방님에게

방금 출발 했습니다.

Bach81 2009. 6. 4. 13:34


2005년 제 남편은 환한 미소가 보이지 않을만큼 머리가 덮수룩히 자라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항상 무서운 사람이구나 하고 봤죠.
2006년 저를 만나 덮수룩한 머리를 완전히 다 잘라냈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웃는게 참 이쁜 사람이구... 이 사람도 이렇게 웃을 줄 아는구나...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참 이쁜 사람이였습니다.
피아노를 잘 친다기보다는 어떤 악기가 오던 참 이쁜 소리로 연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집에서 저를 무릎에 앉혀놓고 피아노도 치고 노래도 불러주고...
전 막연하게 피아노 전공을 아니지만 피아노 치는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다하고
어릴때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아마 아빠께서 어릴적 피아노를 쳐주셔서 인가봅니다.
그리고 음악을 참 아름답게 멎지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해왔습니다.
사람들을 감동시킬 음악인이 되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제 남편은 이곳 Kassel에 처음 와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운 좋게 남들처럼 입시여행도 안 다니고 딱 붙었던거죠.
그리고 남들보다 덜 고생하고 학교생활을 했던거 같습니다.
제 남편은 독일에 온지 5년만에 입시여행을 떠납니다.
오늘이 그 첫 시험이구요.
 마음에 부담을 컸지만 열심히 준비를 해왔던거 같습니다.
사실 맘으로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이길 바라지만
우선은 가서 합격보다는 지금껏 본인이 밟아온 음악 인생이 헛되지 않음을
나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을 얻고 오길 기도합니다.
동생이 겨울에 시험보러 다닐때는 아무리 늦게 일어나도 항상 캄캄한 밤이였는데
오늘은 5시에 일어났는데 아주 밝습니다.
그 어떤 상황에도 꿋꿋이 준비한 만큼 100% 다 보여주고 오기를...
그리고 제발 정정당당히 경쟁으로 뽑힌 이들이 합격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