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기 방/태교일기
임신 21주 5일: 소포
Bach81
2011. 6. 7. 22:47
임신을 하고서 친정에서 한달이 멀다하고 소포가 온다.
오늘도 소포 도착!!!
유학을 오고서 엄마와 통화중 뭐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소포가 오곤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서 이곳에 적응도 하면서 필요한 것을 구입도 할 수 있게 되고
정착하면서 한국 것이 좋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이곳에서 조달해 쓰려고 하다보니
결혼을 하고서는 일년에 한 두번 정도만 소포를 받았었다.
그때마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듯이 생일 선물을 받듯이 설레는 마음으로 상자를 뜯었었다.
그리고 임신을 하고서 입덧을 시작하자마자 주방에도 못 들어가고
먹고 싶은 것은 많은데 속이 너무 안 좋아서 먹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김장김치, 무말랭이, 깻잎김치등등 그리고 임부복 등을 해서
우체국 6호 박스가 터져라 소포를 보내주셨다.
그렇게 겨우겨우 밥을 먹게 되고 다음달 반찬이 떨어지겠다 싶을때 봄 부추로 담그린 부추김치 도착!!!!
늘 조금만 보낼께 하시지만 늘 박스 터져라 보내주셨다.
사실 소포로 음식물 반입이 안된다는 걸 알지만 꽁꽁 싸서 보내셨다.
소포를 받기전까지는 늘 긴장상태. 아까운 반찬들 못 오면 어쩌나 싶어서.....
그리고 반찬만 보내신다면서 늘 간식과 옷까지 늘 부족한 살림에 그렇게 보내주시는지....
할머니의 꽁꽁 숨겨둔 이불에 속옷에......
그리고 이번에 임부복 바지와 원피스 보내시는 김에 오이지를 보내신다고.....
사실 다른때보다 오이지가 오는 것이 걱정이 됐다.
슈퍼박테리아 출현으로 과연 무사히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면서
이틀동안 혹시나 받지 못하고 처분해야 할까봐 잠을 못 이루었다.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신선한 야채를 못 먹는다는 말에 바로 오이지를 압축해서 보내주셨다.
세관에서 오이지를 뜯어봤는지 국물도 새고 김과 함께 봉투에 압축되서 도착됐다.
DHL 박스에 다시 포장 되어서.....
원래 빠르면 토요일 아니면 어제 도착 했어야하는데 미배달이라는 조회 기록만 있고
혹시나 세관에 걸려 못 먹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엄청 했는데 아침 8시에 반가운 벨소리가 들렸다.
15개 넘게 도착한 오이지ㅠㅠ
얼릉 먹을 만큼만 꺼내 놓고 나머지는 압축을 해서 냉장고로!!!
바로 양념해서 물에 말은 밥과 먹을 었는데 눈물 난다ㅠㅠ
검정색 땡땡이 이쁜 원피스와 임산부 7부 바지 두개 그리고 생각지 못한 롱샴가방 선물.
이제는 엄마 여기 오실 준비 해야해서 다시는 소포 안 보내신다더니 소포가 또 왔다.
우리 할머니와 엄마의 자식 사랑하시는 마음을 내가 과연 따라 갈 수 있을꼬.
힘드신거 다 아는데 이렇게 정성 드려 보내시는 소포를 받을때 마다 너무 감사하지만 죄송한 마음뿐이다.
지금은 나중에 잘해드리겠다는 말 밖에 해드릴께 없다.
우리 튼튼이가 태어나서 엄마 얼굴에 미소가 늘 떠나지 않기를....
튼튼아 건강하게 태어나서 할머니께 재롱도 많이 부리고 기쁨도 많이 드리자^^
금요일 연주로 이번 주 내내 늦게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데 열심히 오이지랑 밥 먹으면서 있어야지^^
박자기도 얼릉 집에 와서 같이 오이지 먹어요.
잘 입고 잘 먹고 잘 할께요.
엄마 사랑해요
